반도체, LCD와 함께 기술한국을 상징하는 휴대폰이 최근 심상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 3위의 삼성전자와 4위의 LG전자가 여전히 건재하지만, 선두업체들의 급 격한 시장잠식과 하위권 업체들의 반격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것으로 평가 된다. 눈앞의 성장에 빠져있다 전략수정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3회에 걸쳐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한국 휴대폰 산업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현재로서는 열심히 노력해보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1 분기보다는 나아지는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19일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IR(기업설명회)에 나선 권영수 사장은 시종 일관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7월, 2005년 2분기 IR에서 권 사장은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고난은 이제 끝이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채 1년 도 지나지 않아 309억원 적자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LG 전자의 고난은 진행형일 뿐 아니라 앞으로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사업자 중심의 공급으로 인한 고질적인 재고, WCDMA 시장의 매출 부진, 오픈마켓 의 마케팅 비용 증가 등 LG전자가 해외시장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은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반면, LG전자가 내놓은 대책은 의외로 간단했다. `2분기에 초콜릿폰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기대를 걸어보자'는 내용이다. 초콜릿폰이 세계적으로 5000만대 이상 팔리며 모토로라의 재도약을 일궈낸 `레이저'처럼 구세 주가 돼 주기만을 바라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초콜릿폰이 실패하면 휴대폰 사업 전 체의 전략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은 LG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1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 는 삼성전자도 속사정이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출 물량이 전체의 93~94%를 차지한다. 그만큼 해외시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애니콜 신화'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평균객단가(ASP) 하락 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떠받치는 근간은 `프리미엄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평균객단가 꾸준히 하락하는 경향 속에서 삼성전 자는 유독 큰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고가폰일수록 마진이 높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객단가 하락은 곧 영업 이익율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인도, 중남미 등 저가 시장은 국내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 리다. 저가 시장은 성장을 거듭해 2008년에는 전세계 판매대수의 80% 가까이 차지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토로라와 노키아 등 전세계 1,2위 사업자들이 저가 시 장을 서서히 잠식해 나가며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는 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아 직까지 뚜렷한 대책이 없다.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만들수록 적자인 초기 시장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저가 시장의 원칙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시장을 이끄는 두 표준인 CDMA와 GSM의 파워게임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 다.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온 CDMA의 시장 확산 속도가 GSM에 훨씬 못 미치 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가전제품과 같은 오픈마켓이 주를 이루는 GSM 시장에서의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전자는 120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지만, 노키아는 무려 265억 달러에 달한다. 90억 달러의 모토로 라 역시 평가액은 삼성에 뒤지지만, 휴대폰 부문에 있어서는 훨씬 높은 것으로 평 가된다. 결국, 오픈마켓에서 국내 기업들은 이같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도 엄청난 마케팅 비용 투자가 불가피하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 "환율 하락, 장기적 마케팅 계획 미비, 로열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은 국내 기업들이 커질수록 더 심각해 질 것"이라 며 "지금까지 성장을 일궈낸 전략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전략 도입이 시급 하다"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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