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의 IT 관련 기관들이 본격적인 통폐합 작업 추진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본연의 연구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IT 연구진흥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온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은 지난달 27일 발표
된 공공기관 선진화 2차 방안에 따라 6개 R&D지원기관 등과 통폐합하기로 결정됐
고 IT 특성화대학인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는 내년 9월 통합대학 출범을 목표로 
KAIST와의 구체적인 통합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대 IT 국책연구기관인 ETRI는 감사원의 정기감사와 함께 지식경제부
의 특별감사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IITA의 경우 내년 초 새로운 통합기관 출범을 목표로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나설 것
이라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한 때 IT강국의 주역으로 각광받던 옛 명성과 위상을 점
점 잃어가고 있다.

아울러 새 정부 들어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오던 
정보통신부가 폐지되고 IT분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기관의 존립기반도 갈수
록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통폐합 대상 기관으로 선정된 이래 
지금까지 한시도 마음 편한 적이 없다"면서 "6개 기관의 통합작업이 본격적으로 이
뤄지면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업무 및 기능 재정립 등 모든 것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됨에 따라 직원들의 마음고생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어려움을 토로
했다.

 내년 9월 출범을 목표로 KAIST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대학교
(ICU)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2년여에 걸친 진통 끝에 통합키로 최종 결정되면서 양
교 인사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의 통합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999년 IT 붐을 타고 IT 고급인재 양성기관으로 입지를 굳혀 왔으나 10
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

ETRI 역시 지난달 말 이례적으로 지식경제부 특별감사와 함께 감사원 감사를 며칠 
간격으로 소화하느라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ETRI 내부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감사원 감사가 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고 예전과 달리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맞물려 지경부의 출연연 효율화 방안이 이달 말께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연연의 위상변화와 구조조정 여부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