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와이브로 신규사업자 유인책의 하나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와이
브로 로밍과 기지국 공용화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통위가 와이브로 활성화 카드로 010 번호부여와 주파수 이용대가를 추가로 받지 
않겠다는 카드를 뽑아들었으나 예비 사업자들은 아직 정부의 정책의지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방통위가 얼마나 실효성 있는 로밍 및 기지국 공용화 대
책을 내놓을지는 와이브로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출 의지를 결정하는 실질적인 변수
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로밍과 관련해서는 방통위가 와이브로망간 로밍만을 허용할지, 와이브로와 2세대
(G) 및 3G망과의 로밍도 허용할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로밍은 기지국 등이 없
는 지역에서 타사의 기지국을 대가를 주고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
다. LG텔레콤이 KTF의 2G(1.8GHz) PCS 기지국을 로밍한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와이브로 커버리지가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 위주인 점을 감안하면, 음
성 와이브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 이통망과의 로밍이 필요할 것으로 보
고 있다.

하지만 이는 SK텔레콤 등 기존 이통망 보유사업자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기존 이
통망에 투자하지 않은 업체들이 와이브로 활성화란 명분을 통해 `무임승차'한다는 
논란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와이브로 커버리지에서 음성서비스를 위해 이통
망과 로밍을 허용할 경우 대부분의 음성 트래픽은 이통망에서 발생할 것"이라
며 "이통사 입장에서 이는 허용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와이브로망간만 로밍을 허용할지, 기존 이통망까지 로
밍 대상에 포함할지를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지국 공용화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기지국 공용화란 기지국이 들어서는 건
물, 토지, 전원설비, 철탑 등의 부대시설을 공동으로 구축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
다.

와이브로 기지국 공용화는 사업자의 중복투자와 환경 훼손을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
직하지만, 사업자간 망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란 지적
이다. 이런 이유로 옛 정통부시절부터 추진해 온 기지국 공용화는 철탑 정도만 함
께 사용하는 수준이고, 그 비율도 전체 기지국 대비 20%에 머물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좋은 입지를 선점해 망의 차별화를 극대화하는 것이 망 
투자의 기본이고, 와이브로는 그 특성상 산간오지가 아닌 도시를 중심으로 구축된
다"며 "공용화할 지역을 선후발 사업자가 함께 선정하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
고 말했다.

한편, 와이브로 기지국 공용화는 지난 2004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
텔레콤)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동서로 나눠 망을 구축키로 합의한 바 
있었으나, SK브로드밴드의 사업권 반납으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김응열기자 u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