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면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한국 경제를 진단한 표현이다. 

실제로 어떨까?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해본 결과 샌드위치현상은 심화되고 있었다. 양국 사이에서 
깨져버릴 듯한 '넛크래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넛크래커는 '호두를 양면에서 눌
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한다. 중국과 일본의 협공속에 깨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노성태)는 29일 '한·중·일 기업경쟁력비교'란 보고서를 통
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수출시장에서 중·일 기업에 비해 △규모의 열세 △노
동생산성의 저조 △기술혁신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00여개 한·중·일 기업 경쟁력을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했다. △매출
액, 이윤액, 근로자수, 자산규모 등의 기업규모, △근로자 인당 매출액과 이윤액 
△자산당 매출액과 이윤액 등 요소생산성 수준을 비교했다. 

비교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은 양국사이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었다. 

◇기업 규모 일본·중국이 한국 앞섰다.

매출액의 경우 우리나라 20대 기업의 누계액은 미국 최대 기업 액슨모바일과 비슷
했고, 일본의 4개, 중국의 7개 기업의 매출누계액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 20대 기업의 매출 누계액은 3100억달러고, 액슨모바일의 매출액은 2980억달러
에 달했다. 일본 20대 기업의 매출누계액은 8580억달러로 우리나라의 3배에 가까웠
고, 중국 20대 기업의 매출누계액도 5100억달러에 달했다. 

이윤도 상위 10대 기업의 이윤 누계액이 미국 기업 2곳의 합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8개, 일본의 13개 기업 이윤과 비슷했다. 100대기업을 기준으로 할 경우 미
국 3곳, 일본 38곳, 중국 53곳의 기업 이윤 누계액과 비슷했다. 

3국 기업중 매출액 상위 100곳을 산정한 결과 한국은 18개, 일본 66개, 중국 16개
의 기업이 포함돼 있었다. 10대 기업중에선 삼성전자(9위)가 유일했고, 일본이 6
곳, 중 국이 3곳이 포함돼 있었다. 

다만 이윤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한국 25개, 일본 39개, 중국 36개로 비교적 한국 
기업의 이윤액이 많았다. 

◇노동생산성 일본 압승

노동생산성 등 요소생산성의 경쟁력은 일본이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다. 1인당 매출
액을 비교해 본 결과 상위 10대 기업중 78곳이 일본업체였다. 한국이 22곳, 중국
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 

상위업체들만 비교해보면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심각한 위기임을 알수 있다. 상위 
20대기업까지는 (주)쌍용이 유일하고, 에스오일과 SK가 각각 27위와 30위에 랭크
돼 있다. 나머지는 모두 일본 기업이다. 

가장 노동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일본의 쇼와쉘로 인당 1097만달러의 생산성을 보였
다. 쌍용의 542만달러에 비해 두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자산당 매출액은 100대기
업중 한국이 40곳, 일본이 51곳, 중국이 9곳으로 비교적 양호한 경쟁력을 보유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은 해외에서, 규제는 국내에서

한경연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내에선 규모가 크지만 세
계 시장에선 규모가 영세하다"며 "특히 해외 수출비중이 60%이상으로 해외에서 경
쟁하는 만큼 해외기업들과 비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100대 기업들의 대외 수출 비중은 대부분 60%가 넘는다. 국내 기업이 경
쟁상대가 아니라 해외 기업이란 설명이다. 반면, 기업에 대한 규제와 기업 환경은 
해외와 경쟁이 힘들게 하고 있다. 

한경연 박승록 박사는 "수출기업과 대기업이 경제를 이끌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
다"며 "이런 면에서 최근 정부가 주장하는 양극화해소 정책은 처음부터 다시 검토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들이 탈락한다고 해서 대기업과 수출기업을 끌어 내리
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해외 기업과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