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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신장비 시장<상>]통신장비 업계, 탈출구가 없다(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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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doul 2015-05-12 9355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근간인 통신장비 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이
동통신사업자 설비투자(CAPEX)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 가릴 것 없
이 ‘갑’의 가격 후려치기는 만연했다. 수년 내 업계 절반이 폐업할 수 있다는 위
기감이 전반에 흐르고 있다.

수익성이 좋지 않으니 신규 연구개발 투자를 못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글로벌
기업과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해외 진출은 갈수록 어렵다. 지난 10년간 정
부가 내놓은 다양한 ‘발전전략’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뚜렷한 해결
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수년 내 업계 절반이 사라질 것=통신장비 업계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지난해부
터다. 롱텀에벌루션(LTE) 투자가 대부분 완료되면서 이동통신 3사 CAPEX가 줄어들
기 시작했다. 지난해 통신사 전체 CAPEX는 재작년 대비 4.5%(3262억원) 감소했다.
올해는 6.9%(4700억원) 감소가 예상된다. 망 구축을 끝냈으니 비용을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매출 절반 이상을 통신사에 의존하는 장비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해 1분기 1조2199억원이던 CAPEX는 올해 1분기 9219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줄었
다. 지난해부터 매출 감소에 허덕이던 업계 상당수가 1분기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인 곳도 많다.

중계기, 전송장비, 스위치를 포함한 액세스 장비, 단말기, 셋톱박스 할 것 없이 모
든 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곳도 생겨났다. 마땅히
비용을 줄일 곳이 없으니 인건비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30년 가까이 통신장비 사업을 해온 한 업체 사장은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수년
내 업계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현재로서는 적자생존 외에
는 대책이 없다는 게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국내 사업
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비시장은 3~4년간 보릿고개=업계 고민은 2분기 이후에도 딱히 사정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통신사들이 기가인터넷 투자를 늘린다고는 하지만 규모
가 크지 않고 일부 유선장비 업체에만 사업 기회가 있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사업은 예산 문제로 지연될 가
능성이 j커졌다. 정보전략계획(ISP) 사업에서 본사업과 2024년까지 운영 예산 1조
7000억원을 도출했지만 이 역시 축소될 공산이 크다. 기획재정부가 해당 예산에 난
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4이동통신이 설립 허가를 받으면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분야를 중심으
로 활기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예비 사업자들이 1대 주주(대기업) 찾기에 어려움
을 겪고 있어 기약이 없는 상태다. 통신장비 업계는 2018년 5세대(5G) 이동통신 시
연과 이후 2020년 상용화까지 3~4년간 ‘보릿고개’를 넘어야 한다.

해외 수출도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시스코, 화웨이 등 글로
벌 업계 인지도와 영향력이 밀려 고전하고 있다. 제품을 공급하더라도 사후 유지보
수가 여의치 않아 아예 수출은 생각도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 관계자는 “거래처 확보가 어렵고 일부 장비를 공급하
더라도 사후 유지보수에 비용이 많이 들어 아예 수출을 포기하는 곳이 많다”며
“대기업이나 정부 지원 없이 중소업체가 독자적으로 해외 사업을 하기는 쉽지 않
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생 마인드 아쉽다=통신장비 업계는 현재 어려움의 근본적 요인을 세 가지로 보
고 있다. 우선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육성 전략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다. 현안 분석과 계획수립은 잘 이뤄지지만 후속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다
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통부 시절부터 정부는 4~5개의 굵직한 네트워크산업 발전 전
략을 내놓았고 지난해에도 ‘네트워크 상생 발전전략’을 내놓았지만 세부 추진과
제가 제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결국엔 보여
주기 위한 전시행정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생태계 정점에 있는 통신사의 ‘상생’ 마인드가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억지로
투자를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협력업체가 곤경에 처했을 때 해결 방안을 같이
논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한 업체 액세스장비 업체 사장은 “과거처럼 정부가 억지로 통신사 투자 늘리기를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상생 의지를 갖고 협력사 의견에 귀를 기울여
야 한다”며 “CAPEX 투자 증대가 어려우니 유지보수비 증대 등 운영비(OPEX) 측면
에서 상생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한 갑의 횡포다. 한 통신사는
예산절감을 위해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한 차례씩 장비 납품 가격을 총 30% 낮췄
다. 공공기관은 구매사업을 발주할 때 과거 발주가격이 아닌 최종 납품가 이하로
가격을 낮춘다. 제안요청서(RFP)에 특정 업체에만 유리한 독소조항을 명시하는 일
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액세스장비 업체 사장은 “국내 통신장비 업계가 무너지면 결국 글로벌 업체에 의
존해야 하고 고객사의 통제력이나 결정권이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며 “사슴이
다 죽으면 생태계 최상위인 사자는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안호천 기자 | hcan@etnews.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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