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ㆍKTF와 협의 과정서 6650 저가모델 포기
'6210 내비게이터' 역시 반쪽짜리로 전락 위기


노키아의 국내시장 복귀작업이 각종 돌발변수로 난항을 겪고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지난해 SK텔레콤과 KTF와 협의해 국내에 중가제
품인 `노키아 6210 네비게이터'와 저가폰인 `6650' 등 2종을 출시키로 했으나 최
근 협의과정에서 6650모델을 포기했고, 6210 역시 지도 데이터관련 정부 규제로 네
비게이션 기능을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됐다. 6650 모델의 경우 특별한 마케팅포인
트가 없는 저가모델로 이통사들의 미온적 반응에 부딪혀 결국 출시가 취소됐다.

노키아는 통상 해당권역별 시장 규모와 다량 판매모델들의 특성을 고려해 출시제품
을 선정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공짜폰의 경우도 디자인이 미려하고 기능이 뛰어
난데다, 최근에는 고가 풀터치폰이 인기를 모으는 등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운데
도 노키아가 별 특색 없는 제품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지나치게 만만하게 본게 아니
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주자였던 `6210 내비게이터' 역시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름 그
대로 세계 첫 보행자용 내비게이션 휴대폰으로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
일월드콩그레스에서 첫선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지도관련 규제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내달께 출시하더라도 내비게이터라
는 명칭을 빼기로 했다.

국내법상 지도데이터 반출이 금지돼 지도 서버를 국내에 설치해야하는데, 노키아
의 경우 싱가포르에 아태지역 내비게이션 서버가 설치되어 있어 원칙적으로 서비스
를 할 수 없다. 노키아는 국토지리정보원, 국가정보원 등과 협의해 서비스 방안을 
모색 중이었으나 최근 `좌표표기'라는 또 다른 변수가 터져나와 난항을 겪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세계 원도(原圖)시장의 70%
를 장악한 나브텍을 인수한 바 있다. 문제는 이 회사의 지도서비스가 워낙 강력해 
해당지역의 좌표까지도 세밀하게 표시할 수 있어, 최근 국정원이 안보상 우려로 서
비스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 네비게이션은 단말 소유자가 현
재 좌표와 도로사진을 상대방에 전송하면 현위치까지 경로를 알려준다. 문제해결
을 위해서는 서버이전과 함께 좌표 데이터를 수정해야하는데 여기엔 노키아와 나브
텍 본사의 승인과 기술지원이 뒤따라야한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 의사결정구조상 
연내 서비스가 어려울 전망이다.

노키아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오비(Ovi) 역시 한글화나 음원
확보 등 현지화작업에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오비는 노키아의 심비
안이나 S60기반 휴대폰에서 MP3나 위젯, 애플리케이션, 벨소리 등 콘텐츠를 내려 
받는 서비스다. 게다가 SK텔레콤과 KTF 양사의 3G네트워크나 서비스 플랫폼 차이
로 단말기의 최적화작업이 늦어지면서 출시가 석달이상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노키아가 세계 1위 제조사이자 최대의 단말라인
업을 갖추고있지만 한국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데다 다국적 기업인 만큼 의사결정이
나 지원 역량이 국내 업체에 뒤질 수밖에 없다"면서 "다른 외산단말들도 이같은 문
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훈기자 hoon21@